본문 바로가기
달님 칭구 문화 산책

스승의날 선물 준비하기 전에 읽어야 할 시(詩) 모음

by 달님칭구 (Dalnimchingu) 2024. 4. 25.
728x90

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지만 가족처럼 우리의 자녀를 사랑으로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스승의 날"이 있기도 한 달입니다. 선생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 예전만큼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소중한 마음을 담아 사랑하는 선생님에게 선물을 해 보는 건 어떨까요? 스승의 날 선물을 고르기 전에 오늘 소개해 드리는 선생님(스승)에 관한 시를 읽어 보시고, 선생님들의 위대함과 존경심을 느껴 보시기 바라겠습니다. 세상의 모든 선생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스승의날-선생님-스승-감사의시-스승에관한시
선생님의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시 모음


스승의 마음 - 오보영 시인


제자 꾸지람한 오늘
많이 야단친 오늘

마음이 아픕니다
마음이 언짢습니다

올바른 길 가라고
생각하며 살라고
바로 서길 바라며 나무랐지만

행여 상함 입었을까
맘 쓰입니다
깨달음 가졌을까
염려됩니다

그래도 마음은 가볍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꾸짖어 주고
사랑하는 맘으로 일러줬기에

할 일 한 것 같아 흐뭇합니다
할 도리 한 것 같아 뿌듯합니다


어릴 때 내 꿈은 - 도종환 시인


어릴 때 내 꿈은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나뭇잎 냄새 나는 계집애들과
먹머루빛 눈 가진 초롱초롱한 사내 녀석들에게
시도 가르치고 살아가는 이야기도 들려주며
창 밖의 햇살이 언제나 교실 안에도 가득한
그런 학교의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플라타너스 아래 앉아 시들지 않는 아이들의 얘기도 들으며
하모니카 소리에 봉숭아꽃 한 잎씩 열리는
그런 시골학교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나는 자라서 내 꿈대로 선생이 되었어요.
그러나 하루 종일 아이들에게 침묵과 순종을 강요하는
그런 선생이 되고 싶지는 않았어요.
밤늦게까지 아이들을 묶어놓고 험한 얼굴로 소리치며
재미없는 시험문제만 풀어주는
선생이 되려던 것은 아니었어요.
옳지 않은 줄 알면서도 그럴 듯하게 아이들을 속여넘기는
그런 선생이 되고자 했던 것은 정말 아니었어요.
아이들이 저렇게 목숨을 끊으며 거부하는데
때묻지 않은 아이들의 편이 되지 못하고
억압하고 짓누르는 자의 편에 선 선생이 되리라곤 생각지 못했어요.

아직도 내 꿈은 아이들의 좋은 선생님이 되는 거예요.
물을 건너지 못하는 아이들 징검다리 되고 싶어요.
길을 묻는 아이들 지팡이 되고 싶어요.
헐벗은 아이들 언 살을 싸안는 옷 한 자락 되고 싶어요.
푸른 보리처럼 아이들이 쑥쑥 자라는 동안
가슴에 거름을 얹고 따뜻하게 썩어가는 봄 흙이 되고 싶어요.


어느 교사의 기도 - 이해인 시인


이름을 부르면 한그루 나무로 걸어오고
사랑해 주면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나는
나의 학생들이 있어 행복합니다
그들과 함께 생각하고 꿈을 꾸고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힘든 일 있어도 내가 처음으로 교단에 섰을 때의
떨리는 두려움 설레는 첫 마음을 기억하며
겸손한 자세로 극복하게 해주십시오
가르치는 일은 더 성실한 배움의 시작임을 기억하며
최선을 다하는 열정을 지니고 싶습니다

그 누구도 내치지 않고 차별하지 않으며
포근히 감싸 안을 수 있는 너그러운 마음
항상 약한 이부터 먼저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싶습니다

학생의 말을 귀담아듣고
그들의 필요를 민감해 파악하여
도움을 주는 현명한 교사가 되게 해주십시오
아무리 화나는 일이 있어도
충동적인 언행으로 상처를 주지 않으며
자신의 감정을 절제할 수 있는
인내의 덕을 키우도록 도와주십시오

학생들의 잘못을 따끔히 나무라고 충고할 줄 알되
더 많이 용서할 수 있는 용기를 주십시오
항상 미소를 잃지 않는 얼굴
지식과 지혜를 조화시켜
인품이 향기로운 교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오늘을 살게 해주십시오
기도하고 인내하는 사랑의 세월속에 축복받은 나의 노력이
날마다 새로운 꽃으로 피어나는 기쁨을 
맛보게 해주십시오

어느날 그 꽃자리에
가장 눈부신 보람의 열매 하나
열리는 행복을 기다리며
오늘도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운 교사가 되게 해주십시오


그는 - 정호승 시인


그는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
조용히 나의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사람이었다

그는 아무도 나를 위해 기도하지 않을 때
묵묵히 무릎을 꿇고
나를 위해 울며 기도하던 사람이었다
내가 내 더러운 운명의 길가에 서성대다가
드디어 죽음의 순간을 맞이했을 때
그는 가만히 내 곁에 누워 나의 죽음이 된 사람이었다

아무도 나의 주검을 씻어주지 않고
뿔뿔이 흩어져 촛불을 끄고 돌아가버렸을 때
그는 고요히 바다가 되어 나를 씻어준 사람이었다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자를 사랑하는
기다리기 전에 이미 나를 사랑하고
사랑하기 전에 이미 나를 기다린

 


스승의 기도 - 도종환

 

날려보내기 위해 새들을 키웁니다.
아이들이 저희를 사랑하게 해 주십시오.
당신께서 저희를 사랑하듯
저희가 아이들을 사랑하듯
아이들이 저희를 사랑하게 해 주십시오.

저희가 당신께 그러하듯
아이들이 저희를 뜨거운 가슴으로 믿고 따르며
당신께서 저희에게 그러하듯
아이들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며
거짓없이 가르칠 수 있는 힘을 주십시오.

아이들이 있음으로 해서 저희가 있을 수 있듯
저희가 있음으로 해서
아이들이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게 해 주십시오.

힘차게 나는 날개짓을 가르치고
세상을 올곧게 보는 눈을 갖게 하고
이윽고 그들이 하늘 너머 날아가고 난 뒤
오래도록 비어 있는 풍경을 바라보다
그 풍경을 지우고 다시 채우는 일로
평생을 살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서로 사랑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저희를 사랑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저희가 더더욱 아이들을 사랑하게 해 주십시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