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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은 잠시, 새날은 눈부시다
누구에게나 새날이 찾아오는 것처럼
지상은 누구에게나 길을 내어준다
새벽의 미명을 가르며 달리는 사람
날마다 꿈을 꾸며 세상 속을 달리는 사람
그대 앞에 길은 그대와 함께 달린다
그대 가는 곳에 비로소 길이 열린다
눈을 덮어쓴 먼 산맥의 안위
흐르는 강물에게 그 가는 곳을 물어보는 그대,
지상은 온전히 그대의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띄우는
한 줄기 햇살
별빛이 쓰는 하늘의 상형문자
이깔나무숲이나 자작나무숲에서 빠져나온
맑은 바람을 보자기에 싸서
은혜롭고 은혜롭다 고백하는 사람에게
지상은 온전히 그대의 것이다
깊은 밤 울리는 먼 데 종소리에
자기 이름 적어서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보내는 그대
날마다 꿈을 꾸며 세상 속을 달리는 그대
오늘 그대가 흘리는 땀과 눈물은
한 겨울에도 향기 높은 꽃을 피운다
오늘 밤 불은 꺼지지 않고
침상 위로 멀리 높이 날아오르는 새
먼 바다가 그대를 향해 파도치며 달려오고
한겨울을 지낸 눈부신 봄꽃들이
사시사철 천사의 이름으로 피어서
그대 이름을 불러 준다
살아가는 일에 상처받더라도
그대여, 다시 일어나라
어둠은 잠시일 뿐, 새날은 눈부시다
세상은 모두 그대의 것이다
김종해 서정시집
"그대 앞에 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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