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 있는 나라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한국인들은 유독 여러 가지 문학 장르 중에서 시를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짧지만 깊은 감동으로 가슴을 울리는 시는 어쩌면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해진 한국인들에게 조금은 쉬어가라고, 천천히 가도 괜찮다고 위로의 말을 전하는 듯 합니다. 오늘은 한국인들이 좋아할만한 아름다운 시 5편을 선물해 드리고자 합니다. 시를 읽은 동안만이라도 잠시 눈을 감고 당신의 곁을 스쳐지나가는 바람에게 안녕이라고 속삭여 보시기 바랍니다. 아름다운 시가 당신의 마음을 잠시나마 편하게 해 줄 것입니다.
No | 지은이 | 제목 |
1 | 유치환 | 그리움 |
2 | 나태주 | 그런 사람으로 |
3 | 오주학 | 꽃 |
4 | 김소월 | 진달래꽃 |
5 | 박목월 | 4월의 노래 |
그리움 - 유치환
오늘은 바람이 불고
나의 마음을 울고 있다
일찍이 너와 거닐고 바라보던
그 하늘 아래 거리언마는
아무리 찾으려도 없는 얼굴이여
바람 센 오늘도 더욱 더 그리워
진종일 헛되이 나의 마음은
공중의 깃발처럼 울고만 있나니
오오, 너는 어드메 꽃같이 숨었느냐
그런 사람으로 - 나태주
그 사람 하나가
세상의 전부일 때 있었습니다
그 사람 하나로 세상이 가득하고
세상이 따뜻하고
그 사람 하나로
세상이 빛나던 때 있었습니다
나도 때로 그에게 그런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꽃 - 오주학
꽃은 결코 혼자 힘으로 피지 않는다
그 안에는 보이지 않는 하늘과 땅이 숨쉬고 있다
비록 한 송이 꽃이라고 해도
꽃은 결코 자신을 움츠리지 않는다
스스로 품은 아름다움에 만족하며 표현하고 있다
비록 길가에 이름없는 잡초라고 해도
꽃은 결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몇 번의 비와 바람, 단단한 땅을 견디며 드러내고 있다
비록 하루의 생명을 가졌다고 해도
진달래꽃 -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4월의 노래 - 박목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에서
긴 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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