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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 칭구 문화 산책

나태주 시인 추천 좋은 시 - "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

by 달님칭구 (Dalnimchingu) 2024.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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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그 중에서고 사람들의 마음에 가장 큰 울림을 주는 것은 바로 시(詩)가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은 나태주 시인이 자신이 사랑하는 시들을 모은 특별한 시집 "시나 나에게 살라고 한다" 중에서 유독 제 마음을 울린 시 5편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어 시를 읽으며 당신의 맑은 영혼과 대화해 보시기 바랍니다. 나태주 시인이 사랑했던 시인들의 아름다운 시를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나태주 시인 추천 좋은 시 모음


방문객 - 정현종 시인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머어머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좋은 시는 한 줄의 문장으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고 압도하는 법입니다. 이 시가 바로 그런 시입니다. 시를 읽으며 사람들은 얼마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 애쓰고 있으며, 스스로 위로하고 또 자신에게 용기와 축복을 주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좋은 시의 문장이 힘이 센 시라 마음의 더 큰 울림을 전해줍니다.

 

방문객 - 정현종 시인


 

딸을 위한 시 - 마종하 시인

 

한 시인이 어린 딸에게 말했다.

'착한 사람도, 공부 잘하는 사람도 다 말고

관찰을 잘하는 사람이 되라고.

겨울 창가의 양파는 어떻게 뿌리를 내리며

사람은 언제 웃고, 언제 우는지를.

오늘은 학교에 가서

도시락을 안 싸온 아이가 누구인지 살펴서

함께 나누어 먹기도 하라고."

시의 내용이나 수사가 그다지 화려하거나 대단하지 않아 더 울림이 크게 다가오는 시입니다. 그러나 그 평범 속에서 원대한 진리를 담고 있고, 자식을 가르치고 세상을 대하는 시인의 매우 특별하고도 사려 깊은 안목과 생각이 들어있기에 가슴 벅찬 감동을 선사하는 좋은 시라고 생각합니다.

 

딸을 위한 시 - 마종하 시인


밤하늘에 쓴다 - 유안진 시인

 

언젠가 그 언젠가는

저 산 저 바다 저 하늘도 너머

빛과 어둠 너머

 

잘 잘못들 넘어

사랑 미음 모두 넘어

 

머언 머언 너머

처음처음 마지막처럼

우린 다시 만날 거지요?!

과거, 그것도 멀지 않은 과거에 누군가 아주 많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런 절창이 나옴직합니다. 원인이 크고 깊으면 그다음에 오는 결과 또한 결과 역시 크고 깊은 게 마련이며, 오직 다시 만나기만을 바라는 간절한 소망이 담겨있기에 우리의 슬픈 영혼의 눈물을 닦아주기 좋은 시입니다.

 

밤하늘에 쓴다 - 유안진 시인


강물이 될 때까지 - 신대철 시인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에

흐린 강물이 흐른다면

흐린 강물이 되어 건너야 하리

 

디딤돌을 놓고 건너려거든

뒤를 돌아보지 말 일이다

디딤돌은 온데간데없고

바라볼수록 강폭은 넓어진다

우리가 우리의 땅을 벗어날 수 없고

흐린 강물이 될 수 없다면

우리가 만난 사람은 사람이 아니고

사람이 아니고

디딤돌이다

시를 읽으며 시의 내용을 모두 명확히 알 수 있는 길은 없습니다. 시를 쓴 시인의 의도를 파악하기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다만 시를 사랑하거나 좋아하는 마음을 그 시에 가져다 대고 나의 마음속으로 그 시를 차분히 읽어가다 절로 시인의 마음이 당신 마음속에 작은 물결을 일으킬 것입니다.

 

강물이 될 때까지 - 신대철 시인


아비 - 오봉옥 시인

 

연탄장수 울 아비

국화빵 한 무더기 가슴에 품고

행여 식을까 봐

월산동 까치고개 숨차게 넘었나니

어린 자식 생각나 걷고 뛰고 넘었나니

오늘은 내가 삼십 년 전 울 아비 되어

햄버거 하나 달랑 들고도

마음부터 급하구나

허이 그 녀석 잠이나 안 들었을지.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생각하는 아버지가 된 아들의 마음이 가슴을 벅차오르게 하는 시입니다. 아버지가 사 오신 국화빵의 따뜻함을 이제야 깨닫게 된 아들의 마음이 서글프기도 하지만 이제 자신의 자식을 위해 퇴근길 한 손에 무언가를 쥐고 가는 모습은 까치산을 넘던 아버지의 마음과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비 - 오봉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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