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시인 시집 "한들한들" 풀꽃같이 좋은 시 모음

대한민국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중의 한 명인 나태주 시인이 쓴 수많은 시집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시를 많이 담고 있는 시집 "한들한들". 한들한들 흔들리는 인생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위안과 희망을 주는 시가 담긴 나태주 시집 "한들한들" 속에 담겨인 예쁘고 아름다운 좋은 시 10편을 당신에게 선물해 드리고자 합니다. 오늘도 한들한들 행복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좋은 시 - 다시 첫사랑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장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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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 - 나태주 시인

 

인제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앉아만 있는 것도 나의 소일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생각하는 일도

나의 중요한 과업

어느 날 나 혼자 있는 거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앉아만 있는 거

그대 문득 보거든

왜 그러느냐고

왜 그러고만 있는 거냐고

채근해 묻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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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낭만 - 나태주 시인

 

낭만, 그냥 낭만

국적 없는 낭만

떠돌이 낭만

조금은 떨리고 조금은 서럽고

조금은 기쁘기도 한 낭만

지절거리는 아침 새소리가 되고

반짝이는 한낮의 시냇물이 되고

저녁에는 또 날리는 꽃잎이 되기도 하겠네

 

이것도 너한테 받은 하나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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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를 것이다 - 나태주 시인

 

조금은 수줍게

조금은 서툴게

망설이면서 주저하면서

반쯤만 눈을 뜨고 바라본 세상

 

그것이 사랑인 줄

너는 지금 모를 것이다

 

나중에도 또 나중까지도

알지 못할 것이다

세월이 많은 것들을

데리고 갔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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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쓸 때마다 - 나태주 시인

 

지구는 우주 속에서

하나밖에 없는

푸른 생명의 별

나는 또 지구 가운데서도

한국이라는 나라에 사는

시 쓰는 한 사람

 

나는 또 지구 가운데서도

한국이라는 나라에 사는

시 쓰는 한 사람

 

너는 또 내가 사랑하여

시로 쓰기로 하는 오직

한 사람 여자

 

내가 시로 쓸 때마다 너는

나의 푸른 중심이 되고 끝내

우주의 중심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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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힘 - 나태주 시인

 

어찌 세상의 모든 바람과 구름을

가둘 수 있으며

세상의 모든 강물과 산맥과 꽃들을

옮길 수 있단 말이냐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나님 일찍이 하신 말씀

오늘 나는 한 말씀 보탠다

그 음성이며 웃음소리

듣기에도 매우 좋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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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나무 - 나태주 시인

 

바람 부는 날에도

흔들리지 않음은

마음속에 네가 들어와

살기 때문

 

아니지

 

바람 불지 않는 날에도

혼자 몸 흔들며 울고 있는

키 큰 미루나무 한 그루

키우고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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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집 - 나태주 시인

 

파리바게뜨 빵집에 가면

오래전에 헤어진

어린 여자아이가 있다

 

아직도 빵집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

빵을 팔고 있다

 

빵을 사 들고 나오면서 나는

어린 여자아이를

가슴에 살그머니 안아본다

 

말랑말랑하다

따스하다

눈을 감으면 다시 나는

어리니 남자아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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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후라이 - 나태주 시인

 

10년 이장 출신 아버지는

이른 아침마다

동네 한 바퀴를 돌고 와서는

건너마꿀 이 선생이 부럽다고 말하곤 했다

 

이 선생은 식구들도 여럿인데

학교 출근할 때마다 마루에서

부인한테서 계란 후라이를 하나씩 받아먹더라고

당신도 계란 후라이를 먹는 것이 소원이라고

이슬에 젖은 신발을 벗으며 말씀하곤 했다

 

계란 후라이

계란 후라이 같은 이야기

정말로 그런 좋은 시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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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 - 나태주 시인

 

사람이 한평생 살면서 가장

중요한 과업 가운데 하나는

자기 자신을 용서하고

가족들과 화해를 이루는 일

 

더하여 배우자한테

믿음을 얻고

자녀들에게 존경을 받는다면

그 이상 바랄 것이 없겠지

 

이런 것 하나 알기에도 나는

일생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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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목표 - 나태주 시인

 

오늘날 내 인생의

구체적인 목표는

욕 안 얻어먹기와

밥 안 얻어먹기

 

젊어서는

구름 보며 눈물 글썽이기

햇빛 따라 길 떠나기였는데

이렇게 많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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