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달님 칭구 문화 산책

마음의 위로를 전하는 류시화 시인의 시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 달에 관한 명상 / 소금)

by 달님칭구 (Dalnimchingu) 2024. 3. 16.
728x90

 

 

"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 싶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사랑하고 싶다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 위해

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녔다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사랑하고 싶다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

 

혼자 있으면

그 혼자 있음이 금방 들켜 버리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목숨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

 

류시화 시집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 달에 관한 명상 "

 

완전해야만 빛나는 것은

아니다

너는 너의 안에 언제나 빛날 수 있는

너를 가지고 있다

겉으로 보이는 너보다

더 큰 너를

 

달을 보라

완전하지 않을 때도

매 순간 빛나는 달을

 

류시화 시집 "꽃샘바람에 흔들리면 너는 꽃"

 

 

 

" 소금 "

 

소금이

바다의 상처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소금이

바다의 아픔이란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세상의 모든 식탁 위에서

흰 눈처럼

소금이 떨어져내릴 때

그것이 바다의 눈물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눈물이 있어

이 세상 모든 것이

맛을 낸다는 것을

 

류시화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