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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 칭구 문화 산책

박광수 추천 좋은 시 모음 (인생 / 슬픔 / 농담 / 토끼풀 / 편지)

by 달님칭구 (Dalnimchingu) 2024.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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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한 켠에 놓여 있던 책꽂이에서 우연하게 발견한 오랜 된 나의 책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박광수 엮음 / 박광수 그림)". 이 책을 읽었던 순간들이 문득 머리 속을 스치면서 다시 한 번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따뜻한 햇살이 가득한 어느 날 오후 나는 테라스에 앉아 시가 주는 감동의 물결 속에서 헤엄치면 편안하게 놀 수 있었습니다. 감성이 풍부하기로 유명한 박광수씨가 직접 선정한 아름다운 시들을 모아 엮은 책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오늘은 이 책 속에 숨겨져 있었던 아름다운 시 5편을 당신에게 선물하고자 합니다. 날씨가 오락가락하는 부처님 오신 날이지만 당신의 마음만은 흔들림없이 평안하길 바라겠습니다.

 

박광수 추천 좋은 시 모음 - 아름다운 시

No 시 제목 시인
1 인생 라이너 마리아 릴케
2 슬픔 다나카와 슈운타로
3 농담 유하
4 토끼풀 김윤현
5 편지  하인리히 하이네

좋은시 ① : 인생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인생을 꼭 이해해야 할 필요는 없다.

인생은 축제와 같은 것.

하루하루를 일어나는 그대로 살아 나가라.

바람이 불 때 흩어지는 꽃잎을 줍는 아이들은

그 꽃잎들을 모아 둘 생각은 하지 않는다.

꽃잎을 줍는 순간을 즐기고

그 순간에 만족하면 그뿐.

인생 - 라이너 마리아 릴케 - 좋은시


좋은시 ② : 슬픔 - 다니카와 슈운타로

 

저 파란 하늘의 파도 소리가 들려오는 언저리에

무언가 엉뚱하게도 분실물을

나는 놓고 와버린 것 같다

 

투명한 과거의 역에서

분실물 담당자 앞에 섰더니

난 쓸데없이 슬퍼지고 말았다

슬픔 - 다니카와 슈운타로 - 좋은시


좋은시 ③ : 농담 - 유하

 

그대 내 농담에 까르르 웃다

그만 차를 엎질렀군요

· · · ·  미안해 하지 말아요

지나온 내 인생은 거의 농담에 가까웠지만

이 순간, 그대 재스민 향기 같은 웃음에

내 마음 온통 그대 쪽으로 엎질러졌으니까요

고백하건대 이건 진실이에요

 

농담 - 유하 - 좋은시


좋은시 ④ : 토끼풀 - 김윤현

 

삶이란 원래

자잘한 걸

삶이란 처음부터

일상적인 걸

촉촉한 손을 내밀어

꼭 잡아주면

이렇게 행복인 걸

세 잎이면 어떻고

네 잎이면 어떠리

바람이 불면

같이 흔들리고

그 흔들림 끝에 오는 슬픔도

같이하면서 함께 일어선다

옹기종기

 

토끼풀 - 김윤현 - 좋은 시


좋은시 ⑤ : 편지 - 하인리히 하이네

 

당신이 보내 준 편지를

나는 마음에 두지 않으렵니다.

당신은 쓰셨어요,

'이제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라고.

하지만 그 편지는 너무 길었지요.

 

열두 페이지가 넘을 정도로

정성스레 깨끗이 쓴 글씨.

진정 당신이 나에게 싫증이 났다면

이토록 세심하게 쓸 리가 없잖아요.

 

편지 - 하인리히 하이네 - 좋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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