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달님 칭구 문화 산책

사람이 그리울 때 읽기 좋은 시 (사랑시/이별시/감동시)

by 달님칭구 (Dalnimchingu) 2024. 5. 13.
728x90

다양한 문학 장르 중에서도 시만큼 인간이 가진 다양한 감정을 알게 해 주는 문학 장르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쁠 때에도 슬플 때에도 시집을 곁에 두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오늘은 사람이 그리울 때 읽으면 좋은 시 6편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사랑을 통해 알게 되는 행복과 슬픔, 그리고 그리움 등 다양한 감정들을 이번에 소개해 드리는 시를 읽으며 가슴 깊이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최고의 사랑시를 당신의 가슴으로 읽어 보시길 바랍니다. 

 

사람이 그리울 때 읽기 좋은 시 (사랑시/이별시/감동시)


멀리서 빈다 - 나태주 시인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멀리서 빈다 - 나태주 시인


문득 - 정호승

 

문득

보고 싶어서

전화했어요

성산포 앞바다는 잘 있는지

그때처럼

수평선 위로

당신하고

걷고 싶었어요

문득 - 정호승


교차로에서 잠깐 멈추다 - 양애경

 

우리가 사랑하면

같은 길을 가는 거라고 믿었지

한 차에 타고 나란히

같은 전경을 바라보는 거라고

 

그런데 그게 아니었나 봐

너는 네 길을 따라 흐르고

나는 내 길을 따라 흐르다

우연히 한 교차로에서 멈춰 서면

 

서로 차창을 내리고

- 안녕, 오랜만이네

  보고 싶었어

라고 말하는 것도 사랑인가 봐

 

사랑은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영원히 계속되지도 않고

그렇다고 그렇게 쉽게 끊어지는 끈도 아니고

 

이걸 알게 되기까지

왜 그리 오래 걸렸을까

오래 고통스러웠지

 

아, 신호가 바뀌었군

다음 만날 지점인 이 생이 아닐지라도

장 가, 내 사랑

다시 만날 때까지

잘 지내 

교차로에서 잠깐 멈추다 - 양애경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 - 이정하

 

비를 맞으며 걷는 사람에겐 우산보다

함께 걸어 줄 누군가가 필요한 것임을.

울고 있는 사람에겐 손수건 한 장보다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이

더욱 필요한 것임을.

 

그대를 만나고서부터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대여, 지금 어디 있는가.

보고 싶다 보고 싶다

말도 못 할 만큼

그대가 그립습니다.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 - 이정하


토요일 아침 신문을 읽으며 - 윤석산

 

토요일 아침, 조간신문 토요 섹션을 본다.

신문 첫 면에는 한쪽 팔이 없는 부인과

한쪽 다리를 못 쓰는 남편이 서로 손을 잡고 환하게 웃고 서 있다.

신문을 넘기고 넘겨

맨 마지막 면에 이르면, 팔십 세 소년이

팔십 세 소녀 부인의 손을 잡고 빙긋이 웃고 있다.

 

손을 잡으면, 누구나 웃는구나

손을 잡으면 누구나 마음이 환해지는구나

팔이 한쪽 없어도, 한쪽 다리가 불편해도

나이가 팔순이 넘어도

손을 잡으면 누구나 세상을 향해 웃을 수 있구나

그래서 세상의 앞면과 뒷면 모두를 장식하는구나.

 

토요일 싱그러운 아침을 열며

한쪽 팔이 없는 사람이 한쪽 다리를 못 쓰는 사람의 손을 잡고

활짝 웃으며 걸어 나온다.

팔순이 훨씬 지나도 수물같이 하는 할아버지 할머니

계면쩍음도 없이 서로 손 꼭 잡고

한 장 한 장 또 한 장 세상 넘기고 계신다.

토요일 아침 신문을 읽으며 - 윤석산


너의 이름을 부르면 - 신달자

 

내가 울 때 왜 너는 없을까

배고픈 늦은 밤에

울음을 참아내면서

너를 찾지만

이미 너는 내 어두운

표정 밖으로 사라져 버린다

 

같이 울기 위해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지만

이름을 부르면

이름을 부를수록

너는 멀리 있고

내 울음은 깊어만 간다

 

같이 울기 위해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지만

너의 이름을 부르면 - 신달자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