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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 칭구 문화 산책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좋은 시 모음

by 달님칭구 (Dalnimchingu) 2024.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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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은 흥이 많은 민족이기도 하지만 한이 서려있는 애절한 문학의 장르인 시(詩)를 사랑하는 민족이도 합니다. 어느 설문 조사에서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시로 뽑은 5편의 시를 오늘 당신에게 선물해 드리고자 합니다. 5편의 시가 당신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 애틋한 감정을 담고 있는만큼 천천히 낭독하시며 시 속에 담겨진 시인의 마음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우리말로 쓰인 시 중에서 한국인들이 가장 아름다운 시로 뽑은 5편의 시를 통해 당신의 마음 속에도 여유를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부는 봄바람 같은 아름다운 시 한 구절에 잠시 쉬어 머물다 가시기 바랍니다.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좋은 시 모음

순위 제목 지은이
1위 먼 후일 김소월
2위 사랑하는 까닭 한용운
3위 행복 유치환
4위 즐거운 편지 황동규
5위 가난한 사랑 노래 신경림

1위. 김소월의 "먼 후일"

 

먼 훗날 당신아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1위. 김소월의 "먼 후일"


 

2위. 한용운의 "사랑하는 까닭"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홍안만을 사랑하지만은

당신은 나의 백발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미소만을 사랑하지만은

당신은 나의 눈물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건강만을 사랑하지만은

당신은 나의 죽음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2위. 한용운의 "사랑하는 까닭"


 

3위. 유치환의 "행복"

 

-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희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로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3위. 유치환의 "행복"


4위.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동안에는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4위.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


5위. 신경림의 "가난한 사랑 노래"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기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려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내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5위. 신경림의 "가난한 사랑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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