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으로 손꼽히자 풀꽃 시인이라는 특별한 애칭으로 불리는 나태주 시인. 그의 시를 읽을 때면 마치 가슴을 울리는 풍성한 멜로디로 가득한 음악을 듣는 듯한 기분이 들게 됩니다. 얼마나 아름다운 마음을 가졌기에 이렇게도 아름다운 시를 쓸 수 있을까요? 오늘은 풀꽃 시인 나태주님의 시 중에서고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시 4편 (너를 두고 / 사랑에 답함 / 선물 / 봄)을 골라 당신에게 선물하고자 합니다. 나태주 시인의 시의 아름다움 속으로 풍덩 빠져 보시기 바랍니다.
너를 두고 - 나태주
세상에 와서
내가 하는 말 가운데서
가장 고운 말을
너에게 들려주고 싶다
세상에 와서
내가 가진 생각 가운데서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
세상에 와서
내가 할 수 있는 표정 가운데
가장 좋은 표정을
너에게 보이고 싶다
이것이 내가 너를
사랑하는 진정한 이유
나 스스로 네 앞에서 가장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소망이다
사랑에 답함 - 나태주
예쁘지 않은 것을 예쁘게
보아주는 것이 사랑이다
좋지 않은 것을 좋게
생각해주는 것이 사랑이다
싫은 것도 잘 참아주면서
처음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나중까지 아주 나중까지
그렇게 하는 것이 사랑이다
선물 - 나태주
하늘 아래 내가 받은
가장 커다란 선물은
오늘입니다
오늘 받은 선물 가운데서도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당신입니다
당신 나지막한 목소리와
웃는 얼굴, 콧노래 한 구절이면
한 아름 바다를 안은 듯한 기쁨이겠습니다
봄 - 나태주
이유가 따로 있는 건 아니다
그냥 봄이 봄이니까
꽃이 피어나는 거다
까닭이 또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냥 제가 풀이니까
새싹을 피우는 거다
다만 너는 어여쁜 생명
나도 아직은 살아 있는 목숨
둘이 마주 보면 더러
꽃으로 피어나기도 하고
잎으로 자라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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